안녕하세요! 1기 서포터즈 정승혁입니다.
저는 이번 7월에 베를린의 Tempelhof Projekt 기업에 다녀와 봤습니다.
'Tempelhof' 라는 이름 자체가 굉장히 생소하시죠?
템펠호프란 2008년에 문 닫은 독일 베를린 시 한복판에 있던 공항 이름입니다.
히틀러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에 지었고 냉전 시기에는 미군의 군용 수송 공항으로 쓰여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공항인데요
현재는 주민투표 끝에 공항 건물을 폐쇄하고 광활한 활주로는 시민들의 거대한 휴식 공간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제가 인터뷰를 하러 방문한 기업 Tempelhof Projekt는
현재 이 폐쇄된 공항을 관리하며 새로운 도전과 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창의적인 그룹입니다.
템펠호프 프로젝트의 대변인 Sara Lengauer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베를린의 도시재생 사업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나 : Tempelhof Projekt는 어떤 기업인가요?
Sara : 네 우리 템펠호프 프로젝트는 베를린 시의 도움을 받아
2011년 1월 1일부터 템펠호프 공항을 관리 및 감독을 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노후화된 건물 수리와 현대화를 진행했고 역사적 시설을 보존하는 역할도 가지고 있어요.
저희의 다음 목표는 이 곳을 베를린의 Creative District으로 발전시키는 것이에요. 베를린의 새로운 문화 예술
그리고 창의 지구를 만드는 것이죠.
이 외의 다른 오프닝 프로젝트로는 Rooftop Gallery(오르셰 미술관을 생각하면 됩니다.)
Tower THF(템펠호프 공항 관제탑을 전망대로), Visitor Centre, Allied Museum(역사 박물관)
그리고 다양한 장소 대여 서비스 등등이 있어요.
나 : Tempelhof Projekt는 도시의 '공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Sara : 템펠호프 공항과 같이 거대한 공간을, 그것도 베를린과 같은 메가시티 한 가운데 있는 공간을 활용하는 것은 절대 만만찮은 일이 아니에요.
원래 주거개발을 하려고 했지만 2013년 주민들의 투표에 의해 무산되었고 그냥 쭉 놔두게 되었죠.
시민들은 손이 닿지 않은 역사적 공간을 갖고 싶어했어요. 그들은 계획된 공원 조성을 원하지도 않았고,
아무런 변화 도 원하지 않았어요.
그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이 공항은 사실 역사적으로 미공군이랑 연관되어 있고,
이는 곧 Western Freedom의 상징이여서 동베를린 사람들에게 굉장히 다른 의미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즉, 이 공간은 동베를린과 서베를린 시민 모두에게 단순한 비어 있는 공간을 너머 의미 있는 공간인 거에요.
그래서 이 공간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냥 놔두고 싶어했던 거죠.
공간은 이렇게 다양한 시선이 "공존"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나 : 그렇다면 템펠호프 프로젝트는 그 공간을 실용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요?
Sara : 저희 또한 시 정부의 도움으로 이 공간을 활용해 쓰고 있지만,
동시에 이 건물의 리노베이션이 끝나는 대로 다른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사무실로 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지금은 노후화된 건물 때문에 정상적으로 다른 기업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여건이 안되거든요.
다른 새로운 스타트업 기업들이 이 건물에 오게 된다면
정말 크리에이티브 하고 역동적인 에너지가 뿜어져 나올 것 같네요.
나 : 마지막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요?
Sara : 아무래도 자금을 확보하는 일이 힘들었어요. 물론 SIEMENS와 같은 대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겠죠.
실제로도 받을 수 있었고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대기업의 입김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어요.
그래서 시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에 의지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자금 문제 때문에 프로젝트 진행 속도가 느려지게 되는 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죠.
또 현재 37명의 직원이 이 건물에서 일하고 있는데 절대적으로 인력이 부족한 현실입니다.
온오프라인 시민 참여를 통해 조언을 얻고 도움을 받고 있지만 한계가 커요.
다른 스타트업 기업과 연계하여 도움을 얻고 있지만
인력 관련해서 시 정부로부터 더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Sara Lengauer 씨는 앞으로의 프로젝트 기획안들을 보여주고 공항 역사 투어까지 참여하게 두와주셨습니다.
(기획은 실제로 10년 내에 모두 완성되는 프로젝트들이라고 했습니다.)
Sara 씨는 개인적으로
템펠호프가 사람들이 베를린에서 Brandenburger Tor 다음으로 찾는 제 2의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했습니다.
그녀는 정말 이 프로젝트에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더군요.
그리고 Tempelhof 공항 건물에서 나와 광활한 공항 활주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과 그 옆 공원 잔디에 누워 책을 읽는 가족들을 보니 그 감동이 더했습니다. 시내 한 가운데 또 다른 세계가 펼쳐져 있다는 느낌이었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최소한의 개입, 스타트업 기업들과의 유연한 연계 그리고 적극적인 시민과의 소통이
자칫 무분별한 재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폐공항을 무궁무진한 발전의 가능성이 남아있는 크리에이티브한 '공간'으로
바뀌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인터뷰를 진행해서 원하는 답변을 모두 얻을 수 없어 아쉬웠지만,
기업과 도시재생의 관계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는 소중한 인터뷰였습니다.
끝으로
먼 동양에서 온 일면식도 없는 대학생에게 소중한 시간을 쪼개 주신 프로젝트 대변인 Sara Lengauer씨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이상 베를린에서 어반챌린저 1기 서포터즈 정승혁 이였습니다.